역행자에서 자청님이 추천했던 난이도 최하(☆☆★) 시리즈 중 두번째 인스타 브레인을 읽었습니다.
현대인들에게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휴대폰 없는 생활은 상상하기 힘듭니다. 스몸비(스마트폰+좀비)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니까요. 제목에서 알수있듯이 스웨덴의 정신과 의사인 저자 안데르스 한센(Anders Hansen)은 인스타그램를 비롯한 SNS 및 장시간의 휴대폰 사용이 우리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가지 연구들에 기초하여 쉽게 설명 해줍니다.
뇌에는 오로지 새로운 것에만 반응 하여 도파민을 생성하는 세포가 있습니다. 늘 다니는 동네 길거리 처럼 익숙한 것에는 반응하지 않다가, 여행을 가서 보는 낯선 길거리에서는 세포들이 활성화되어 도파민이 분비되게 됩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먹거리를 찾아 새로운 땅과 환경을 찾아 이동을 해야만 생존 확률이 높았을 텐데 이러한 행동을 독려하기 위해 도파민이 분비되는 겁니다.
문제는 우리의 뇌는 1만 년 전 조상들이 수렵생활을 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갈망하던 습성이 현대에 와서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 헤매기 보다는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전달되는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갈망하게 된겁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매번 새로운 페이지를 볼 때마다 뇌는 도파민을 분비하며, 그 결과 클릭을 거듭하게 됩니다. 실제 인터넷 페이지 5개 중 1개꼴로 머무르는 시간이 채 4초가 안되며, 10분 이상을 보내는 페이지는 4%에 불과 합니다.
아래는 저자가 말하는 휴대폰 사용 패턴의 예시입니다.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직장에서 서류 작성을 하고 있는데, 휴대전화의 문자 수신음이 울리면 확인하고 싶은 강한 충동을 느낀다. 정말로 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으니 그 김에 혹시나 새로운 ‘좋아요’가 몇 개 더 달리지는 않았을까 싶어서 페이스북을 훑는다. 그러다가 당신이 사는 지역에서 강도 사건이 증가했다는 기사를 누군가가 공유한 것을 발견한다. 기사를 클릭하여 두어 줄 읽었을 때 스니커즈를 세일한다는 광고 링크를 보게 된다. 그러나 광고를 흘긋 보기 무섭게 절친 중 한 명이 인스타그램에 새 피드를 올렸다는 푸시 알림이 뜬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당신이 작성해야 하는 문서는 한참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당신의 뇌는 지난 1만여 년 동안 진화한 그대로 행동했다. 불확실한 결과, 즉 문자 메시지에 도파민을 분비하여 보상을 제공했고 그 결과 휴대전화를 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힌 것이다. 뇌는 새로운 정보, 특히 감정적으로 흥분되거나 위험과 관련 있는 내용을 추구한다. 이 경우에는 강도 사건 기사 같은 것이 그렇다. 그리고 푸시 알림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당신의 이야기를 적은 피드에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즉 ‘좋아요’를 눌렀는지에 집중하게 만든다. 이와 같은 일련의 메커니즘은 모두 뇌의 생존 전략으로, 당신에게 디지털 사탕을 하나씩 계속해서 집어던지는 것과 같다. 뇌는 이런 과정이 서류 작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뇌는 서류 작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선조들의 생존을 돕기 위해 진화했기 때문이다.”
어떤가요? 남의 이야기 같나요? 실행 순서나 사용하는 앱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제 이야기를 들려 주는것 같았습니다. 비단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실험 중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평범한 워드 문서를 컴퓨터로 읽은 다음, 특정 단어들에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는 또 다른 문서를 읽는 실험입니다. 결과는 두 문서중 하이퍼링크가 걸려 있는 문서의 내용을 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하이퍼링크를 클릭하지 않았어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뇌는 “클릭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매번 결정해야 했고, 이런 작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정신적으로 힘을 쏟아야 해서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갉아먹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학생들에게 책의 한장을 각자의 속도로 읽게 한뒤, 읽은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단, 일부는 책을 읽는 동안 휴대전화로 문자를 주고받아야 했습니다. 실험 결과, 모든 학생이 책의 내용을 비슷하게 잘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문자를 주고받은 학생들은 내용을 이해하는 데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자를 읽고 답장을 보내는 시간을 빼더라도 책을 읽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었고, 집중력을 온전히 회복하여 마지막으로 읽은 부분으로 되돌아가기까지 시간이 걸린 것입니다. 이는 뇌에 ‘전환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직장에서 혹은 시험공부를 하면서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은 자신을 이중으로 기만하는 셈입니다. 내용 파악 능력은 떨어지고 동시에 시간도 더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문자나 메일이 왔는지 확인하려고 계속 한눈을 팔기보다는 1시간에 몇 분 정도를 따로 할애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쩌면 실험의 결과들이 성급한 일반화로 보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일상에서 가장 많이 우리의 눈과 손을 뺏는 것은 휴대폰이고 실험과 같은 좋지않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음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또한, 과거 SNS가 없던 시절에는 비교의 대상들이 주위 사람들에 한정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포토샵으로 편집한 인스타드랜 스타들의 그럴싸한 사진들과 서로 경쟁하듯 올려대는 여행지, 비싼 차, 좋은 호텔의 사진들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의 스타들은 멋진 삶이라는 칭송을 받기 위해서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인스타그램을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이런 스타들을 보는 많은 사람이 자신은 위계질서의 최하단에 위치한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세번째 저자가 인용한 실험입니다. 20대를 대상으로 2~3개의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기분이 어떻습니까?” “지금 삶에 대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입니까?” “지난번에 이 질문에 대답한 이후 SNS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습니까?” 이 질문들은 하루에 다선 번 반복되었고, 실험 참가자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대답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SNS에서 보낸 시간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이 결과는 무엇이 먼저인지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아닐 수 있지만 짧은 순간이나마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예일대학교의 연구자들도 2년에 걸쳐 5,000명의 감정 상태를 추적했는데,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SNS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수록 이후 몇 달 동안 행복감도 낮았습니다.
화려한 인플루언서들의 사진들을 보면 스스로가 초라해 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 찰라의 순간들은 SNS에 업로드 되기 위해 잘 포장된 경우가 없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인들과 소통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등 SNS의 순기능도 많습니다. 너무 SNS의 단점만 부각 되는것 같네요.
현대인들에게 휴대폰은 필수 요소이지만, 요즘은 주객이 전도되어 친구들과 만남에서도 앞에 있는 친구가 아닌 휴대폰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1시간이라도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오롯이 주위의 사람들에게 쏟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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